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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의 위기 세 가지 원인 - 트럼프의 50억불 요구, 김정은, 중국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9년12월15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19년12월14일 13시37분

작성자

  • 장성민
  •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이사장, 前 국회의원

메타정보

본문

지금 한미 간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로 동맹에 금이 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핵심 원인이다. 한국과의 협상 이후 일본과 독일 그리고 NATO 등에 이르기까지 미군의 해외 주둔비 비용 문제에 관한 협상들이 줄줄이 이어질 것이다. 여기에 첫 협상국으로 한국이 선택된 것은 불행한 일이다. 그 원인은 문재인 정권의 한심한 외교력 때문이다.

 

가장 만만한 약자를 우선적으로 골라 집중적으로 난타해서 방위비 분담금을 기대 이상으로 뜯어내면, 그 나머지 국가들로부터도 그에 준하는 기준에 입각해서 방위비 분담금을 얻어 낼 수 있다는 일종의 ‘타협의 도미노’ 외교전략이다.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동맹국 가운데 가장 약한 고리를 선택한 곳이 바로 한국이다. 그것은 그동안 문 대통령이 보여준 외교력이 ‘글로벌 왕따 외교’ 혹은 ‘글로벌 호구 외교’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소위 ‘먼저 본 국가가 임자’라는 의식이 싹튼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문 정권으로부터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한 액수대로 얻어낼 수 있을지 없을지를 결정짓는 최종결정자는 문 대통령이 아니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것에 대한 결정 변수는 김정은이다. 지금까지 문재인 정권이 내치(內治)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럭저럭 권력을 유지해 올 수 있었던 근원은 김정은과의 남북정상회담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렇듯 북한의 꼭두각시나 다름없는 문 대통령이 김정은이 추진하는 대남전략의 핵심요소인 주한미군 철수문제에 반하는 정책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 점과 관련하여 김정은은 문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지켜 보고 있을 것이다. 만일 김정은은 미국이 요구한 대로, 혹은 미국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방위비 분담금을 결정한다면, 문 대통령을 민족의 역적, 외세의 앞잡이, 미국의 꼭두각시로 공격할 것이다. 그러면서 일거에 남북한은 북극 빙하처럼 꽁꽁 얼어붙을 것이다. 아니면 문 대통령은 북미관계를 개선할 목적으로, 아니 북측 입장에 맞게 미국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김정은의 의사를 타진한 후,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가지고 북측에 유리한 메시지를 갖고서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설사 이런 제안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결과만 따먹고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절대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문 대통령을 동맹국에 대한 이해조차도 부족한 얼치기 지도자로 보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은 미국이 불신한 문 대통령을 향해 일정한 역할을 요청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또 북한은 문재인 정권을 따돌리고 북미 간 직접 교섭을 원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문 정권이 미국의 요구에 맞게 주둔비 분담금을 많이 내놓아 주한미군의 주둔을 강화시킨다면, 주한미군 철수를 대남 국가전략의 숙원으로 삼고 진행해 온 김정은은 남한을 철천지원수로 생각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문 대통령이 생각하는 남북관계도 헝클어지기 쉬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금 김정은의 ‘3대에 걸친 주한미군 철수전략’과 트럼프의 ‘부분적 주한미군 철수론’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다. 만일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입장에 서게 되면 미국과의 안보갈등이 깊어지면서 안보 불안이 가중될 것이다. 그리고 한미동맹은 유약해질 것이다. 반면에 북한의 내적 호감을 얻어 일정 정도의 남북관계는 유지될 것이다. 하지만, 역으로 방위비 분담금을 많이 내는 트럼프의 입장에 서게 되면, 남북관계는 악화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호의를 얻어 한미관계는 호전될 것이다. 그러나 만약 트럼프의 요구를 거절하여 트럼프가 주한미군을 단 몇백 명이라도 철수하기 시작한다면, 한국은 엄청난 안보 불안에 휩싸이면서 순식간에 주식 시장은 폭락하고 경제는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급전직하(急轉直下)하면서 추락할 것이다. 그런데 정말 위험스러운 상황은 김정은과 트럼프가 모두 자국의 국가안보전략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집요하게 고집하거나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북한뿐 아니라 미국마저도 문 정권을 놓고 서로 영향력 확보 경쟁에 나섰다. 북한은 북한대로, 또 미국은 미국대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국내정치에 영향력을 투사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북미 간 영향력 경쟁의 결정판은 북미 간의 극한 무력충돌 상황이 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내년 총선은 ‘전쟁 대 평화’의 구도가 형성될 것이다. 일단 선거 구도가 ‘전쟁이냐 평화냐’의 프레임웤으로 쨔여지면,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내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라면, 문 정권으로부터 미국이 요구하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액을 전액 받아 내기 위해서는 문 대통령과 협상하지 않고 김정은과 협상하는 지름길을 선택할 것이다. 외교적으로 글로벌 호구인 문 대통령에게 가장 직접적이고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인물과 협상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일찍이 대한민국 대통령의 존재가 이렇게 비참하고 처참한 상황에까지 내려앉은 적은 없었다. 정말이지 이게 나라인지 개탄스럽다. 이런 정권을 보면서 권력을 공유해 보겠다고 알랑대는 일부 야당을 보면 참담함과 절망감은 더욱 커진다.    

 

참고로 문 대통령에 하고 싶은 한마디는 다음의 역사적 기록을 참조하고 미국 내부로부터 들려오는 반(反)트럼프적 현장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협상하고 결정하라는 것이다.  

 

1945년 5월 12일, 영국의 처칠 수상은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에게 소련에 관해서 “‘철의 장막’(an iron curtain)의 전선이 드리워졌다. 우리는 그 뒤에서 무슨 일이 진행되는지 알지 못한다”고 편지를 썼다. 그러면서 “만일 미국이 유럽에서 철수한다면 러시아가 점령한 수백만 마일의 넓은 폴란드로부터 우리를 고립시킬 것이고, 그것은 아주 짧은 기간 내에 러시아인들이 원하면 북해와 대서양으로 진격하는 길을 열어 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는 유럽에서 러시아의 대서양 진출을 막는데 폴란드란 나라가 차지하고 있는 지정학적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잘 말해주고 있다. 폴란드가 뚫리면 러시아의 대서양 진출은 순식간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눈을 다시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의 끝자락에 위치한 한반도로 돌려 보자. 지금 왜 주한미군의 본부가 수도 서울의 한 중심인 용산에서 서해의 관문인 평택으로 옮겨갔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평택은 서해를 사이에 두고서 중국과 마주 보고 있다. 평택의 건너편에 바로 중국이 있다. 미국은 서해가 열리면 중국이 아주 짧은 시간에 태평양으로 진격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러시아의 대서양 진출을 막는데 유럽에서 폴란드가 차지한 지정학적 가치가 중요하듯이,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막는데 아시아에서 한반도가 차지하는 지정학적 비중 또한 아주 크다. 바로 이 점 때문에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는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는데 최고의 전략적 가치를 갖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서해의 관문인 평택은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봉쇄할 수 있는 최적의 요충지이다. 한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미국이 요구한대로 모두 내지 않아도 되는 숨은 가치와 이유가 바로 여기에 담겨있다. 그래서 미국은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사정에 정통한 미국의 안보문제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나친 방위비 분담금 요구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 중의 대표적인 전문가가 미국의 국가안보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enter for Strategic & International Studies, CSIS) 소장인 존 햄리 전 국방부 부장관이다. 햄리 소장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주한미군은 돈을 받고 한국을 지키는 용병이 아니다. 미국 군대의 목적은 미국을 지키는 것”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를 비판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 미군을 주둔시키는 것이며, 한국이 미국에 빚지고 있다는 전제로 시작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미국의 파병 요청 시 항상 군대를 보냈다”고 상기시키면서 “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과 파트너를 보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며 주한미군은 중국·북한·러시아로부터 한국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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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워싱턴에 있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을 맡고 있는 존 햄리. 한미관계에 대한 국제세미나에서 필자와 대화중. 

그는 매우 탁월한 국제문제전략가이자 이론가이며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역설한 합리적 현실주의자이다.

 

주한미국 대사를 역임한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 또한 VOA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400% 인상 요구를 이해할 수 없고, 이에 동의하지도 않는다”고 말했으며, 주중 미국대사를 지낸 게리 로크 전 상무장관 역시 “미국은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킴으로써 혜택을 얻고 있다”면서 “미국 본토에 병력을 두는 것보다 분명히 비용이 덜 든다”고 말했다. 이렇듯 미국내의 안보문제전문가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요구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미국의 동맹국 가운데 한국은 최고 많은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다. 예를들면, 일본과 독일은 각각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4만7000달러로  일본은 GDP의 1%, 독일은 1.2% 를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3만달러 수준데도 GDP의 2.5%를 국방비로 쓰고 있다. 우리 보다 GDP가 1만불이나 높은 동맹국들에 비해 국민 1인이 부담하는 방위비 분담금은 한국이 15달러, 일본이 10달러, 독일이 4달러 정도로 한국이 가장 높다.

여기에 한국은 매년 6조원 이상의 무기를 구입하고 있고, 해외 미군 기지 가운데 가장 크고 가장 새롭고 가장 현대적인 시설을 갖춘 평택 캠프 험프리스 건설 비용(108억 달러, 약 13조원)의 92%를 한국이 부담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최근들어 얼마나 많은 한국 대기업들의 대미투자가 이뤄지고 있는가? 이런 상황인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당선용으로 동맹을 이용한다면 한국인들의 동맹의식은 급변할 것이다. 특히 한국인들에게 한미동맹이 더 이상 '자유를 위한 가치동맹'이 아니라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 상술동맹'이라는 인식이 커지면 한미동맹은 더 큰 위기를 맞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알아야 할 분명한 사실은 미국이 적국으로 간주한 핵을 가진 세 개의 나라 즉 중국, 러시아, 북한이 모두  한국과 국경선을 맞대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본다면 미국의 안보에 미치는 한국의 지정학적 및 전략적 가치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이래도 한국 안보가 미국의 무임승차자일까?

 

문 대통령은 바로 이런 미국 내부로부터 제기되는 비판의 목소리와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봉쇄전략 수행에 있어 최고의 지정학적 가치, 그 어떤 동맹국들에 비해 많은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다는 사실, 한국기업들의 대미 투자정도들을 잘 인식하여 지혜로운 협상 방안을 강구해 나가길 바란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트럼프 대통령의 50억 달러 요구는 동맹국에 대한 파트너십이 아니라 약탈자의 태도이다. 한미동맹이 가치 동맹에서 이익동맹으로 변질되면 될 수록 한국인들의 눈길은 더욱 빠른 속도로  중국을 향할 것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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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12월15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19년12월14일 13시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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