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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ijing Watch] 대만의 ‘반도체 방패’ TSMC, 중국의 위협에서 나라를 지킨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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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9월30일 08시40분
  • 최종수정 2022년09월30일 08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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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과 중국이 대만(臺灣) 해협을 사이에 두고 극도의 긴장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지정학적 리스크 혹은 국가 간 패권 확장을 위한 군사적 긴장 관계로 이해할 것은 당연하다. 특히, 미국의 집권 여당 민주당의 실력자인 펠로시(Nancy Pelosi) 하원의장이, 중국 측의 거센 사전 항의에도 불구하고, 대만을 전격 방문하자 美 中 긴장은 극도로 고조되어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양안(兩岸) 긴장도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고, 주변국도 이런 상황 진전에 맞춰 자국의 입장을 정해야 할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한편, 美 中 양국이 이처럼 중국에 인접한 작은 섬 나라 대만을 둘러싸고 극한 대립을 벌이는 배면에는, 물론 중국과 대만 간의 숙명적인 정치적, 역사적 대결 관계가 주요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으나, 美 中 양국이 글로벌 경제 패권을 겨루는 가운데 중간에 위치한 대만 경제가 차지하는 현실적 비중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측면이 있다. 이런 美 · 中 · 臺 3국 간의 첨예한 이해 관계의 중심에 바로 대만의 대표적인 반도체 제조 기업인 ‘TSMC(臺灣積體電路製造社; 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社’가 있다. 마침, Nikkei紙가 최근 긴박해지는 글로벌 구도 하에서 대만 TSMC가 가지는 위상의 중요성을 분석한 기사를 게재해 눈길을 끈다. 아래에, 이를 중심으로 최근의 관련 보도들을 정리한다.      

 

▷ 대만의 ‘경제복잡성지수’, 일본, 스위스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

 

한 나라 경제 특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참고할 만한 것으로 美 MIT 대학이 개발한 ‘경제복잡성지수(ECI; Economic Complexity Index)’가 있다. 이 지표는 수출 품목이 다양할수록 그 나라의 지수가 높아지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고, 다른 나라가 만들기 어려운 복잡한 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제조해서 수출할수록 높은 점수를 받게 되어 있다. 그 만큼 해당국 경제가 세련(洗鍊)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ECI가 1인당 GDP와 비례한다는 점이다. 즉, 경제 성장은 지식의 축적과 표리(表裏) 관계에 있고, 그것이 수출 품목 다양화, 복잡성에 반영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만의 경우, 효과적으로 지식량(量)을 축적하며 세련된 수출 품목을 늘림으로써 꾸준히 ECI를 높여왔던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대만이 자국을 방위할 ‘반도체 방패’ 를 구축할 수 있던 비결도 여기에 숨어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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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OEC(Observatory of Economic Complexity) 온라인 플랫폼이 2020년 데이터를 기준으로 작성한 각국의 ‘경제복잡성지수(ECI)’ 순위표에서 대만(Chinese Taipei)은 일본, 스위스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참고; 한국은 독일에 이어 5위). 이를 감안하면, 중국 대륙에 인접한 작은 섬 나라 대만이 놀랍게도 글로벌 생산에서 차지하는 지식 수준, 생산 활동 비중 등에서 이미 선두에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한 나라의 소득 수준에 대비해서 경제복잡성(ECI)이 높을수록 경제의 발전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베네수엘라, 앙골라 등 소득이 낮은 국가들은 자국의 지식을 다양화하는 데 실패하고, 이에 따라 성장 전망도 낮은 것을 나타낸다. 반면, 인도, 터키, 말레이시아 등은 새로운 영역의 생산 능력을 추가하는 데 성공했고, 이에 따라 장래 경제 발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지수가 해당국의 소득 불평등과 강한 부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어, 지식 중심적 생산 구조가 소득 분배에 효율적임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특히, 대만 경제의 중요한 특장점으로 지적해야 할 것은, 대만이 세계 전자 제품 부문의 주요 수출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월등히 높다는 점이다. 따라서, TSMC사가 세계 각지로 생산 거점을 확산해 나아간다고 해도, 자사 경쟁력을 구성하는 핵심 기술 관련 생산 거점은 계속해서 대만 내에 유지하는 방침을 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한국 등 후순위 국가들이 얻어야 할 교훈은, 같은 분야에서 우위 탈환에 노력을 기울이기에 앞서 대만이 유수한 반도체 기술 국가로 선두에 설 수 있었던 그간의 차별화 전략이 무엇인가를 터득하는 일일 것이다. 

 

▷ “중국이 호시탐탐 대만을 노리는 동기는 첨단 컴퓨터 칩(Chips)” 

 

최근 들어 대만과 중국 양안(兩岸) 관계가 긴박해지자 대만 TSMC社는 중국 대형 IT 제조 기업들에 반도체 칩 공급을 중단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이후, 일본, 미국 등 다른 나라에 첨단 반도체 칩 생산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잇따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TSMC는 양안 간 정치적,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최근까지 주로 중국 Huawei(華爲) 등 핵심 전자 제품 제조 기업들에 반도체 칩을 공급하는 등 교역 관계를 심화해 오고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긴장이 고조되자 이제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지 여부가 심각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 중국이 끊임없이 대만을 장악하려는 야욕을 버리지 않는 것은, 다름아니라 조그만 섬나라 대만이 고도로 창의적인 경제를 이루고 번영을 구가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중국 입장에서는 건국 초기에 중화민국(中華民國; 대만)이 갈라져 나가 자유 시장경제 독립 국가를 영위해 온 지난 70여년 동안 눈에 가시와 같았을 것이다. 정치적으로도 시 주석은 가능한 한 조속히 대만을 중국의 통제 속으로 끌어들여 ‘중화(中華)’ 통일을 이루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보다 현실적인 이유로는 지금 미국, 일본, 한국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반도체 기술 경쟁에서 확실히 뒤쳐져 있는 중국은 TSMC가 보유한 첨단 기술을 소원할 것이다. 특히, 동남아 진출 확대를 두고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과 엄중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항에서는 군사적 측면에서도 대만의 첨단 기술을 장악하는 것이 더욱 절실할 것이다. 

 

▷ “TSMC社, 대만을 중국의 위협에서 지키는 ‘실리콘 방패’의 근간” 

 

TSMC社는 2022년 Q2 기에만 100억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렸고, 시가 총액은 2,54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2017년 3월에 TSMC社 시가 총액은 1,684억달러로 전통적인 반도체 거물 기업 Intel社 시가 총액을 처음으로 추월했고, 2020년 6월에는 4,100억달러로 잠시 세계 10대 기업에도 올랐다. 이와 함께, 상업화가 가능한 세계 1위 기술을 포함한 많은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반도체 칩 제조 관련 글로벌 공급망을 살펴보면, 원초적 기술 및 디자인 능력을 보유한 미국 기업들에서 시작해서, 독일, 일본 등의 핵심 소재 및 부품을 조달해서 대만의 TSMC가 반도체 칩을 제조하면 이를 중국의 제조 기업들이 공급받아 최종 제품을 완성해서 세계 각 시장에 공급하는 구조로 되어있다. 최근 미국 바이든 정권은 ‘CHIPS(Creating Helpful Incentives to Produce Semiconductors) & Science Act’를 통해 TSMC를 포함한 글로벌 첨단 반도체 칩 기업들 생산 시설을 미국으로 불러모으고 있다. TSMC는 전세계 휴대폰, 첨단 항공기, 자동차 AI, 우주 개발 등에 소요되는 최첨단 칩 제조의 90%를 차지한다. 이런 점에서, TSMC는 美 中 대치 국면에서 대만의 ‘비밀무기(Secret Weapon)’로 불리고 있는 것이다. 

 

앞서 소개한 Nikkei 기사도 대만이 첨단 반도체 공급을 무기로 삼아 자국을 지키고자 하는 전략을 ‘반도체 방패’ 혹은 ‘실리콘 방패’ 라고 부르고 있다. 여기에 핵심 근간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TSMC다. 더구나, 최근에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로 각국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고, 이런 와중에 얼마 전 美 펠로시 하원의장이 전격 방문하는 등으로 TSMC社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8월 대만을 둘러싼 미 중 긴장이 극도에 달했을 무렵, TSMC 류더인(劉德音) 회장은 “우리가 가동을 멈추면 중국 경제는 대혼란에 빠질 것” 이라고 선언했고, 왕메이화(王美花) 경제장관도 “대만에 무슨 일이 생기면 전세계가 어려워질 것” 이라고 공언했다. 반도체 공급 능력을 가진 대만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의도가 분명하다. 

 

실제로, TSMC가 전 세계가 욕심을 내고 있는 첨단 반도체 칩 공급에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만 정권이 TSMC의 공급 능력을 지렛대로 삼아, 자국의 안보를 위해 타국과 협조하거나 혹은 정치적 위협을 가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현실적으로 미국의 달러화와 같은 기축통화 위상도 없고, 혹은 러시아의 석유와 같이 무기화(武器化)할 자원도 없는 대만 입장에서는 바로 자국에 특화된 첨단 반도체 공급을 자국을 방위할 무기로 삼는 책략이다. 

 

▷ “TSMC社는 이미 광범한 글로벌 기업; 창업자 모리스 張의 혜안” 

 

TSMC 창업자 장충모(張忠謀; Morris Chang)는 1931년 현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시에서 태어난 미국 국적의 기업인이다. 1949년, 당시 國共 내전 및 일본 침략으로 혼란스럽던 시기에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大, MIT에서 공부한 뒤, Texas Instruments社에서 25년 간 전자 산업 분야 경력을 쌓았다. 1985년 대만 정부 초청으로 모국(ROC)으로 돌아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시작했다. 1987년 TSMC을 창립한 뒤 본격 경영에 전념하는 동안 그는 ‘아웃소싱 제조’ 방식에 집중하며 능력을 축적해서 이제 무적의 세계 최고 첨단 반도체 칩(Chips) 메이커로 발전했다. 

 

창업자 Morris Chang은 당초부터 글로벌 전자 기업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서는 자신들이 디자인한 반도체를 자가 생산 시설을 보유하지 않고 계약 베이스로 생산하는 아웃소싱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 예견 하에, TSMC를 이에 적합한 맞춤형 생산 형태로 키워 왔다. TSMC는 이렇게 ‘공장을 보유하지 않은 기업들과 파트너가 되어 최대의 최첨단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 라는 기업 사명과 비전을 확실하게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최고 기술을 유지하고, 제조 분야의 리더가 될 것, 그리고, 가장 평판이 높은, 서비스 위주의, 최대의 이득을 제공하는 실리콘 파운드리 기업을 지향한다’ 고 천명하고 있다. (TSMC 홈페이지)

 

아울러 기업 가치와 경영 철학을 몇 가지 표방하고 있다. 즉, 성신(誠信)과 정직(正直)을 기본적인 가치로 내세우고, 거래 고객 기업들의 이익에 확실하게 기여할 것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창조 혁신을 기업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천명하고 있다. 성신이란 고객과 항상 진심으로 소통할 것이며, 실적으로 회사의 장점을 증명할 것이고, 이를 위해 고객들과 가볍게 약속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항상 핵심 사업인 IC 파운드리 분야에 집중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 TSMC는 최근의 자사 홈페이지에서 2021년 중에 535개 거래 기업을 위해 291개의 탁월한 기술을 적용해 12,302 종류의 제품을 생산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미국 경영 전문 포브스(Forbes)誌는 저명한 기술 투자자 타이(Bill Tai) 컨설턴트의 언급을 인용해서 “TSMC 창업자 Morris Chang의 비전은 세상을 바꾸어 놓았다”고 전했다. 동시에, Morris Chang의 비전은 TSMC를 100% ‘미국의 핵심 기술 기업’으로 변화시켜 놓았을 뿐 아니라 반도체 파운드리 개념 생산 구도의 기초를 닦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중국이 대만과 긴장을 높여가는 것은 단순한 역사적인 영토 분쟁 문제를 넘어서 훨씬 중대한 이해가 달려 있는 문제라고 평가했다. 대만 기업들은 이미 글로벌 기술 영역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글로벌 반도체 에코 시스템의 중심 축을 이루는 것이 바로 대만의 TSMC社라고 전했다. 

 

▷ “반도체 부문을 선택 · 집중한 대만의 국가 전략도 주효한 결과” 

 

그러면, 앞에 소개한 ECI를 상승시키기 위해 한 나라가 지식량을 될수록 많이 축적하고, 복잡하고 세련된 수출품 및 경제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어떤 방책을 구사할 것인가가 주요 당면 과제가 된다. 동 지수 개발 주역인 MIT 히달고(Cesar Hidalgo) 교수는 이러한 정책의 요체가 되는 한 가지 요인은 기존의 산업에 가까운 영역으로 진출을 가속하는 것을 들고 있다. 예를 들면, T 셔츠를 만들던 나라가 코트를 생산하는 영역으로 손을 뻗는 것이다. 기존 지식을 약간 변형해서 제품의 세련도를 높이는 것이다. 일거에 자동차를 만들려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대만은 이미 1970년대부터 일본, 미국 등의 전자 기업들이 많이 진출하고 있어서, 전자 부품 제조 기술이 축적되어 있었던 점에서 일찌감치 반도체 분야에 집중해서 초점을 맞추고’ 차세대 분야’ 로 선택한 것이 현명한 판단이었다는 것이다. 히달고 교수는 어느 한 분야의 지식은 속성상 다른 분야의 지식과 서로 상합하면서 증식해 간다고 본다. 대만은 당초에 그런 기반을 잘 정비해 놓고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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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대만은 반도체 개발의 거점이 되는 신죽(新竹)市 공업기술연구원(ITRI)을 중심으로 인근에 과학, 학원 도시를 형성한 것이다. 이에 따라, ITRI에서 분리된 TSMC 및 聯華전자(UMC) 등에 더해, 외국계 기업들을 포함한 많은 기업들이 이곳에 집적되어 기술 및 비즈니스 클러스터를 형성한 것이다. 모리스 張 TSMC 창업자는 이 지역을 대만 반도체 산업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부르고 있다. 

 

특히, 관(官)의 적절한 대응도 주목할 점이다. 1980년 UMC가 독립할 당시 대만 정부는 사람, 기술, 지분 모두 손을 놓았다. 1987년 TSMC가 독립할 당시에도 정부 지분을 50% 미만으로 결정했고 이에 따라 TSMC는 네덜란드 필립스(Philips)社를 전략적 파트너로 영입했다. 이를 통해 TSMC는 고객과의 접점을 확장할 수 있었고, 기술 개발도 실제 수요가 있는 분야에 집중할 수가 있었다. 최근에는 대만 정부는 관(官)이 주도해 온 기술 개발도 완전히 민(民)으로 이양하고, 인재 육성 및 새로운 반도체 영역인 소재, 미세 기술을 통한 의료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대만 정부는 사회 및 조직을 완전 개방해서 인적 교류를 촉진함으로써 지식을 증식하고 있다. 업종, 국경, 기업, 관민 관계 등에서 모든 속박을 없애는 데 성공함으로써, 경제와 수출 경쟁력을 향상시켜 온 것이다. 이처럼 대만이 똑같이 반도체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주요 경쟁 상대국으로 겨뤄온 한국, 일본 등과 확연히 차별화된 정책을 구사해 온 것이 눈에 띈다. (Nikkei) 그 결과, TSMC의 금년 Q2 글로벌 파운드리 칩 시장 점유율은 53%를 상회하는 압도적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 삼성전자는 16.5%). 3위인 역시 UMC社를 포함하면 대만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무려 60%를 넘어선다. 중국 최대 기업인 SMIC는 5.6%에 불과하다.

 

여기에 눈에 띄는 특징은, TSMC사는 인적 자원의 구성 및 자본 구성 면에서 이미 대만의 영역을 넘어서 전세계로 광범하게 분산화된 글로벌 기업이라는 점이다. 우선, 인적 구성 면에서, 첨단 반도체 칩 생산에 종사하는 대부분이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글로벌 인재들로 채워져 있는 점이다. 이 점이 각별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최근 TSMC 류(劉) 회장의 발언처럼, 만일 중국이 강제 수단으로 대만 혹은 TSMC를 장악한다면 이들 글로벌 인재들이 일거에 빠져나가 TSMC 공장들은 즉시 ‘작동 불능(not operable)’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자본 구성에서도 ADR-Taiwan SMC 등 일부 대만계 주주들 외에 미국, 네덜란드, 싱가포르 등의 주요 전략적 투자자들이 안정적 지분(48% 전후)을 유지하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 펀드 등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이 재무적 투자자로 골고루 투자하고 있어, TSMC는 이미 세계 각국 자본이 상호 연계된 글로벌 기업으로 정착되어 있는 것이다. 

 

▷ 첨단 반도체를 둘러싸고 美 · 中 이 벌이고 있는 소리없는 전쟁

 

현대 사회에서 첨단 반도체는 차세대 기술로 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자율 운행 자동차, 양자(量子; Quantum) 컴퓨팅 등 분야에서 가장 핵심적인 근간을 이루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널리 알려진 사실이나, TSMC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특대의(oversize)’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적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것이 미국과 중국의 對 대만 정책에 의미하는 바는 지대하고, 대만은 글로벌 반도체 가치 사슬에서 우월성을 ‘무기화(weaponize)’할 수도 있는 것이다.  

 

최근 반도체 정보 전문 채널 ‘Trend Force’는 미국이 제정한 ‘CHIPS & Science Act’가 중국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양안(兩岸)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금 미국과 중국이 대만을 두고 벌이는 대치 상황이 단지 군사적 우위를 겨루는 것만이 아니라, 대만이 가진 글로벌 반도체 제조 기업 TSMC를 두고 군침을 흘릴 만한 상황인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렇게 주요 경쟁국들 사이에 반도체 칩 생산 공급을 둘러싸고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배면에는 최근 2~3년 동안에 Covid-19 및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반도체 칩 공급 체인 붕괴 사태가 촉발한 것이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통상 분쟁이 극심해지자 이에 각성한 각국은 자국 내 첨단 반도체 칩 생산 능력을 확보하려는 동기를 강하게 만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서명한 ‘CHIPS & Science Act’도 자국 내에 첨단 반도체 칩 생산 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노력의 전형일 뿐이다. 물론 중국의 발흥을 저지하려는 목적도 숨어 있는 것이다. 

 

미국은 前 트럼프 정권에 이어 바이든 정권도 對 중국 첨단 반도체 생산 장비 수출 금지 압력을 강력하게 밀어부치고 있어, 중국은 심지어 네덜란드로부터도 장비 수입이 어려워진 실정이다. 최근 중국이 7nm 칩 생산에 성공했다고 알려지자 미국은 네덜란드에 대해 중국 SMIC에 첨단 생산 장비 수출을 저지하기 위해 통제 범위를 확대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미국의 노력이 실효를 거둔다면 중국은 7nm 이하 첨단 반도체 칩 생산이 더욱 어려워질 뿐 아니라 중국의 기존 40nm, 28nm 반도체 칩 생산 확장도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소개한 Trend Force는, ‘12인치 상당’ 및 ‘7nm 이하 첨단’ 반도체 칩 생산 분야에서 2022~2025년 중에 미국, 중국, 대만, 한국 등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판도가 상당히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미국이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는 첨단 반도체 생산 기술 및 장비 수출 금지 영향으로 ‘첨단 반도체 칩’ 생산은 단지 1% 내외로 정체되고 여전히 ‘12인치 상당’ 반도체 칩 생산이 24%에서 27%로 약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미국은 첨단 반도체(7nm 이하) 칩 부문 점유율이 8%에서 12%로 급격히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다. 주목할 점은, 대만은 ‘12인치’ 및 ‘첨단’ 칩 생산 모두에서 점유율이 각각 47%에서 43%로, 78%에서 69%로 위축될 것이나 여전히 압도적 선두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과연 중국은 TSMC를 장악하기 위해 대만을 침공할 것인가?”

 

이미 오래 전 일이나 2020년 12월 미국 ‘The Diplomat’誌는 중국이 과연 TSMC를 둘러싸고 대만을 침공할 것인가, 하는 내용의 분석 기사를 게재한 적이 있다. 동 지는 반도체와 양안 지정학적 중요성에 초점을 맞춘 이 연작 기사에서, TSMC가 현재 차지한 글로벌 반도체 칩 공급망에서의 압도적 위상이 향후 수 년 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중국 측에 대해서는 무력 통일을 감행할 리스크를 부담할 지 여부, 그리고 다른 나라들은 중국의 이런 시도에 얼마나 강력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취할지를 판단할 결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TSMC의 글로벌 위상을 가늠해 보면, 앞서 소개한 포브스(Forbes)지는 최근, AMD, Apple, Intel, Qualcomm, ARM, Broadcom, Marvell, MediaTek, Nvidia 등, 소위 제조 공장을 보유하지 않은(fabless) 거의 모든 글로벌 IT 기업들을 TSMC의 주요 거래선으로 열거했다. 이외에도, Allwinner Tech, Hisilicon, Spectra7, Spreadtrum 등 최근 부상하는 다수의 주요 신예 ‘logic design’ 기업들도 TSMC와 거래 관계에 있다고 소개했다. 이는 TSMC社의 이해 관계는 곧바로 미국의 최고 첨단 기업들의 이익과 직결되어 있음을 여실히 증명한다. 따라서,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美 中 어느 일방이 TSMC를 장악하면 상대방에게 치명적 타격을 입힐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TSMC 및 대만은 글로벌 반도체 생산을 둘러싸고 지정학적 변수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록 단시일 내에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도, 중국은 언젠가는 대만을 향해 군사적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은 여전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자극제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일부에서는 향후 5년 내에 일어날 것으로 점치기도 한다(Marc Kennis, ‘Stocks Down Under’ Australia). 그리고, TSMC가 글로벌 글로벌 열강들의 관심 대상으로 부상할수록 이런 가능성은 더욱 높아갈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향후 몇 해 동안은 미국은 현재의 유리한 입장을 활용해서 대만을 보호하려 할 것이고, 중국도 나름대로 한편으로는 미국을 상대로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직접 대만을 상대로 해서 대치 국면을 벌이는 양면적 긴장 격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TSMC의 운명도 국제적 중요성과 함께 상당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 대다수 글로벌 미디어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한편, 중국 지도층은 종전에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의 독립적 창조와 발전을 기본 노선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는, 비록 지금 TSMC가 글로벌 반도체 칩 공급망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서, 중국 정권이 군사적 리스크를 무릅쓰고 대만을 무력 침공할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즉, 비록 대만을 무력으로 장악하는 데 성공한다 해도, TSMC의 기술적 우월성을 지탱해온 인적 자원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극히 의문이다. 이에 더해 현 TSMC의 글로벌 공급망 관계에서 서방국들과 상호 의존 관계가 깊은 점을 고려하면 종전의 독립적인 첨단 기술 개발을 지향하는 노선과는 전혀 배치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안 관계가 극도로 긴장되어 가는 현 상황에서는, 중국 지도층이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한 옵션으로 여전히 평화적 방도를 우선하고 무력에 의해 통일을 감행하는 것은 장기적 옵션으로 낮은 순위에 두고 있을지는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리고, 오는 10월 16일 열리는 중국공산당 전당대회에서 시 주석이 3연임에 성공하고 혹시 종신 집권의 토대를 확보한 뒤에도, 안정된 정치적 입지를 발판으로 대만 정책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는 쉽게 점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 로이터 통신은, 만일, 중국이 미국의 강력한 규제 공세에 대한 보복 대응을 강화하려는 속셈을 가졌다면 예를 들면, 해상 봉쇄 혹은 대만 영공 비행 금지 구역 설정 등으로 대만에서 해외 다른 지역 및 국가들로 향하는 수출품을 원천적으로 저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럴 경우, 미국을 포함한 TSMC의 주요 거래 기업들에 대한 핵심 부품 공급도 결정적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물론, 이럴 경우에는 중국도 타격을 받을 것이다. 특히, 중국의 칩 메이커들, 전자 장비 기업들, 전기자동차 업체들을 포함한 수많은 기업들이 TSMC의 첨단기술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결정적이라는 점에서 심대한 타격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한편, TSMC 입장에서는 미국 정가에 우군이 많이 포진해 있는 유수의 미국 기업들과 거래 관계가 긴밀하다 보니 이들이 뒤를 돌봐주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미국 기업들은 Covid-19, 러-우 전쟁 등에 따른 반도체 부족 사태로 세계 도처에 산재한 공장 문을 닫고 있던 상황에서 이제 겨우 회복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중국이 어떤 강제적 조치로 TSMC를 고립시키거나 공급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결정은 미국을 위시한 글로벌 경제에 새로운 재앙을 가져올 것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은 지금 커다란 ‘트럼프 칩’을 손에 쥐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로이터의 분석이다. 향후, TSMC를 둘러싸고 美 中 臺 간에 벌어질 새로운 국면이 어떻게든 균형을 이루어갈지, 아니면, 긴장이 고조된 끝에 파멸적 폭발로 치닫을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나, 주변국들도 극도의 관심을 유지해야 할 상황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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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9월30일 08시40분
  • 최종수정 2022년09월30일 08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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