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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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해의 주유천하> 몸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1년03월06일 17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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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해
  • 경성대학교 예술종합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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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면 스트레칭을 한다. 누워서 고개를 들어 좌우로 백번 정도 시계추처럼 움직인다. 아랫배가 긴장되어 자연스럽게 복근 운동이 된다. 누운 자세로 양다리를 교차해 오십 번 정도 들어 올린다. 이 역시 복근운동이다. 양손과 발을 교대로 교차하여 몸을 꼰다. 옆구리와 허리가 시원하다. 

 

엎드려 누운 채로 양 팔을 짚고 고개를 들어 올려 허리를 피고 숨을 내뱉는다. 일명 요가의 코브라 자세다. 앉은 자세로 양다리를 최대한 벌려 머리를 숙여 가슴이 바닥에 닿도록 숙인다. 이 상태에서 몇 가지 변형 동작으로 허리, 다리, 팔 전체를 스트레칭 한다. 이렇게 가벼운 몸 풀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가만히 내 몸을 살피며 우주를 느끼려고 한다. 내 몸이 우주면 나의 환경은 외우주가 된다. 우주에 내외가 있겠나마는. 몸의 변화를 감지하는 것이 소우주를 감지하는 것이다. 배를 손으로 어루만져 온기로 배를 덥혀준다. 따뜻한 손바닥 기운으로 내장기관을 어루만지며 그들의 고생을 위로한다. 

 

혹 아픈 곳이 있는지 물어보고 내장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의사의 청진기가 요즘은 잘 쓰이질 않지만 그래도 내장의 소리를 듣는 것은 진단의 기본이다. 다시 손으로 바깥 몸을 어루만진다. 팔다리를 쓰다듬고 얼굴을 살핀다. 안색과 눈의 흰자위 색깔을 본다. 혓바닥도 살핀다. 하루의 시작은 나를 살피는 것으로 시작한다.

 

내 몸을 돌보는 것은 나다. 내가 내 몸을 사랑해야 한다. 호흡과 허리 운동을 강조하는 혈기도 창시자 우혈 선생은 ‘몸이 나의 주인이다’라고 주장한다. 80의 나이에도 허리가 꼿꼿하고 발차기가 머리끝까지 올라가고 양다리를 180도로 벌려 가슴이 바닥에 닿고 흰 수염까지 길러 마치 축지법이라도 쓸 수 있는 도인 같은 모양새다. 

 

혈기도 도장에서 수련을 한 적이 있다. 아침의 스트레칭과 호흡은 이때 배운 것이다. 도장에서는 두 시간을 수련하지만 집에서는 간단히 기본 동작만 하는 수준이다. 우혈 선생이 80대 초반에 갑자기 심장마비로 급사했다. 많은 도반들이 놀랐다. 100세가 기본이라던 그 분 말씀을 철석같이 믿었는데 배신감마저 든다. 백세 건강법 혈기도가 아무런 소용이 없단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몸이 우선이다. 몸이 없으면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몸이 건강해야 정신도 맑아진다. 그러니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몸이 나의 주인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틀리진 않은 것 같다. ‘만병의 근원은 마음이다’ 라는 위창 오세창 선생의 말이 생각난다. 마음의 병이 모든 병의 원인이라니 바른 정신을 우선으로 삼는 것이 맞다. 

 

운동 전에 정좌하여 살며시 눈을 감고 호흡에 들어간다. 깊은 복식호흡으로 무심의 상태로 들어간다. 호흡을 하다보면 바깥이 덥고 찬 것을 느끼지 못한다. 오로지 호흡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명상의 기본이 호흡이다. 호흡에 잠시 집중하면 하루가 달라진다. 호흡하며 몸을 살피고 신경을 풀면서 삼매의 상태로 빠져본다.

 

코로나로 일상이 달라진 요즘 건강에 더욱 신경을 쓴다. 건강하면 밝은 미소가 꽃핀다. 우혈 선생은 어려운 동작에서 호흡을 강조한다. 호흡이 되면 동작이 편안해 진다. 힘들고 어려운 동작일수록 웃으란다. 근데 일상에서 웃는 게 힘든 모양이다. 일부 정치인들 특히 지난 법무장관의 얼굴에선 미소 대신 일그러진 표정, 아집과 표독함이 유독 도드라져보였다. 

 

나이가 들수록 그 사람의 얼굴이 인격이라는데 어찌 보면 그 인생이 불쌍하다. 권력과 권위와 맹신에 빠진 그들에게 아름다운 미소, 편한 얼굴은 찾아볼 수가 없다. 새삼 범부의 평범하고 소박한 일상이 아름답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아름다운 몸과 마음은 정치 권력자의 것이 아니라 매일 자신을 반성하고 가꾸는 범부의 것이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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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3월06일 17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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