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출구전략이 절실하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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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8월14일 17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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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는 출발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모습이다. 인사 실책, 반복되는 설화(舌禍), 권력 다툼으로 비치는 당내 갈등에 이어 교육부장관 처럼 중차대한 정책을 꺼내 놓고 갈팡질팡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도무지 신뢰가 가질 않는다. 바삐 자리를 피하다 신발이 벗겨진 모습이 그 처지와 오버랩 되어 딱하기까지 하다. 정권 초에 길을 잘 못 들었으면 출구 전략을 찾아야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4차산업혁명의 물결이 팬더믹, 전쟁, 글로벌 경제난국, 물류대란 등과 겹쳐 더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소상공인이든 대기업이든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경우에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소위 출구(出口)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또 정책 당국은 마냥 도와준다며 자금을 무한 투입할 것이 아니라 퇴출(退出)전략을 잘 마련해야 한다.

 

그냥 사업을 접는 것도 방법이고, 또 팔아 치우기라도 하거나 M&A라도 하면 다행이고 또 M&A를 통해 우회상장을 하는 성공적인 출구전략(exit)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36계(計)에서는 마지막 계략으로 주위상(走爲上)을 들고 있다. 때로는 물러서는 것이 최고의 전략인 것이다.

 

4차산업혁명의 물결은 다양한 기술의 적용으로 새로운 가치와 기회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러한 새로운 물결은 기회를 만들기 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질서를 파괴시키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런 변혁기에는 항상 새로운 플레이어(player)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난세(亂世)에 새 인물이 난다고 하지 않던가. 기득권화된 기존 세력은 버텨내려 하겠지만 소상공인이든 대기업이든 여차(如此)하면 쓸려 가기 마련이다.

 

우리 기업 환경은 정치가 개입하면서 유독 출구전략을 마련하지 못하고 지연시키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퇴출도 전략이라는 걸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적인 변화에 따라 자영업자, 소상공인 뿐 아니라 대기업 조차도 새로운 사업방식, 새로운 산업구조를 받아 들여야 하는데 기존 체제를 그대로 놔두고 보호하겠다고 하니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펜데믹이 아니더라도 소비자들의 소비방식의 변화와 유통의 혁명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정치권이 들어서 대기업 때문이라며 재래시장과 소상공인을 보호하겠다고 대기업 유통점의 출점과 영업을 제한하고 있다. 대기업 유통점의 인근에 있는 소상공인의 요구뿐 아니라 대형 유통점에 매달려 있는 농축수산물을 비롯한 납품업체들의 영향도 따져야 하는 것이다.

 

 ‘타다’라는 공유형 택시의 도입을 놓고도 정치권이 개입해 어정쩡한 법을 만들어 미래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기존의 택시업도 사업을 닫을 처지에 놓이고 있다. 거기에 업계의 특성을 무시하고 택시기사들의 사납금 제도를 없애고 정액급여제도를 도입하니 기사들은 오히려 수입이 줄어 배달을 포함한 다른 직종으로 빠져 나가고 회사는 오히려 세금 만 늘어나는 형국으로 택시 운행이 줄어 들고 있다. 그런가 하면 소비자들은 택시 잡기가 힘들어 불만이 늘고 있다. 이미 전세계 많은 도시에서는 공유형택시의 도입으로 전통적인 택시(cab)가 사라져 가고 있다. 

 

시대의 변화와 본인들 능력의 한계로 어려워진 경우에는 정치적인 판단에 의해 무한 지원을 할 게 아니라 출구 전략을 도와줘야 한다. 좋은 예로 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고령은퇴농, 자경곤란자, 이농자로부터 농지를 매입하거나 임차수탁해 창업농이나 희망 농업인에게 매도 또는 임대를 하는 농지은행사업을 하고 있다. 일종의 출구전략을 통한 농가 전환 사업인 것이다. 

 

 퇴출이 꼭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다.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출구 전략이 필요할 뿐이다. 노키아는 스마트폰의 등장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40%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지키던 휴대전화 사업을 MS팔며 시장에서 퇴출되었다. 그대신 네트워크 사업에 집중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더구나 미국의 중국 업체들에 대한 압박을 계기로 미국에 5G 네트워크를 공급하며 개가를 올리고 있다. 한편 이동전화 사업 부문의 인재들은 핀란드의 벤처를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섣불리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결정을 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새로운 물결이 잘 전개될 수 있도록 장애를 제거하는 일에 매달려야 한다. 정부가 바뀔 때 마다 혁신을 외치고 있지만, 그 결과로 나타나는 기업 교체율, 일자리 재배치율 등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4차산업기업교체율도 14% 수준으로 미국의 40% 수준에도 못 미친다. 그만큼 혁신을 외치고 4차산업혁명을 말해도 혁신이 일어나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다.

 

퇴출을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 적절한 출구전략을 통해 기존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체제가 자리 잡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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