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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성과와 과제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1년06월02일 16시41분
  • 최종수정 2021년06월03일 10시52분

작성자

  • 이대우
  •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

메타정보

  • 5

본문

 

 이 글은 세종연구소가 발간하는 [정세와 정책 2021-6월호-제17호](2021.06.01.)에 실린 것으로 연구소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미국 시간으로 2021년 5월 21일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첫 대면 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정상회담은 정상 간 단독회담, 안보 관련 참모들이 참석하는 소수인 회담, 그리고 모든 동행 참모들이 참여하는 확대회담 순으로 진행되었고, 모든 회담은 예정 시간을 넘기며 진행되었다. 정상회담 결과는 공동성명과 설명자료(Fact Sheet)를 통해 공개되었다. 

 

특히 양국 정상의 합의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 공동성명은 한미동맹 중요성 및 역할 확대, 대북정책 공조, 백신 협력, 경제협력 등 매우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설명자료는 한미 간의 기술혁신, 코로나 19 대응 및 글로벌 보건안보, 기후 및 청정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와 한미 파트너십 확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한미 양국은 완전하지는 않지만 원하는 합의를 거의 이루었다고 분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으로부터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추진의 동력을 얻었고, 바이든 대통령은 제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의 안정적 공급을 확보했다. 그럼에도 공동성명에는 합의 이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용어와 문구가 다수 포함되어 있어 한미동맹에 일정부분 긴장이 유지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 글에서는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이 거둔 성과(한미동맹 강화, 대북정책 공조, 백신 및 경제협력 강화)와 과제(북한 호응 유도,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강화, 한중/한일관계 유지)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정상회담 성과>

 

첫째, 한미동맹 강화 및 역할 확대에 합의했다. 한미 정상은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한국 방어 및 확장억제력 제공 공약과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물론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항상 포함되는 내용이지만, 북한으로부터의 실질적 위협을 받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항상 확인해야 하는 사안이다.

 

둘째, 미사일 지침 종료 선언을 통해 한국의 방어력은 더욱 강화되었다. 미국은 주변국(중국과 일본)을 고려해 한국이 개발하는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800km로 제한했다. 그러나 이번 지침종료로 우리군도 800km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방위충분성’ 확보 차원에서 한국은 중국과 일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보유할 수 있게 된 것을 의미한다.

 

셋째,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재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 양국 정상은 문재인 정부의 노력으로 성사된 2018년 남북 판문점 선언(4.27)과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6.12) 등 기존 남북 및 북미 간 약속을 토대로 대화와 실용적 조치(단계적 접근법, 행동대 행동)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룬다는 데 합의했다.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한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일체의 적대행위 전면 중지, 미국, 중국과 긴밀히 협력하여 종전 선언 후 평화 협정 전환, 완전한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하여 남북이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북한과 미국은 싱가포르에서 새로운 북미관계수립, 지속적·안정적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한국전 전사자 유해 송환 등에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체제안전보장을 약속하였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단호하고 확고하게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하였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선언과 성명이 한국과 미국의 대북정책 출발점이 되었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되었고, 바이든 정부는 남북대화를 지지한다고 응원했다. 북한 역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북핵협상을 이끌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에 지한파이자 북한통인 성 김 주인도네시아 대사를 발탁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대북정책이 결정되었고, 이를 실행에 옮길 대북협상팀이 구축되었다. 즉 미국은 교착상태의 북미대화 재개에 본격적으로 나설 준비를 완료함으로써 북한이 호응하면 당장에라도 북미협상이 개시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되었다.

 

넷째, 한미 양국의 협력 범위가 확대되었다. 양국 정상은 기후변화, 세계 보건, 신흥기술(5G, 6G, 반도체), 공급망 회복력, 이주 및 개발, 인적교류 등에서의 협력 확대를 약속했다. 특히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미국의 백신 개발능력과 한국의 백신 생산능력을 결합하는 ‘포괄적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해 백신 생산량을 확대하기로 합의했고, 합의 실행을 위한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전문가 그룹’ 설치도 합의했다. 또한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을 위탁 생산하고, SK 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 백신 개발과 생산에 참여한다. 질병관리청의 국립보건연구원, 산업통상자원부, 그리고 보건복지부는 미국 모더나사와 mRNA 관련 연구, 한국 투자 및 생산과 관련된 협력을 위한 논의를 한다는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한국의 '백신생산 허브' 도약을 위한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기대했던 한미 간 ‘백신 스와프’ 협약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미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6,000만 회분과 얀센백신 2,000만회분을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는 국가에 지원할 것이라는 발표 후, 우리 정부는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해외 지원분을 가져올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의 백신지원은 긴급한 국가, 공정한 분배, 그리고 지역 균형을 감안해 이루어질 것이라는 방침이 발표되어 코로나19 방역 성공 국가로 분류되는 한국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군과 미군의 잦은 접촉을 명분으로 우리군 55만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코로나19로 인해 한국 방위에 구멍이 뚫리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분야 협력과 관련해 한미 정상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의약품 등 첨단기술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고, 이들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고, 양국은 해외 투자에 대한 면밀한 심사와 핵심기술 수출통제 관련 협력의 중요성에 동의했다. 이 합의는 우리 기업들(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이 총 394억 달러(44조4235억원)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이루어졌다. 

 

한국의 대미투자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감사를 표하며 경제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미국은 21세기 산업에 필수적인 반도체와 배터리가 미국 내에서 생산됨에 따라 일정 분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일방적으로 미국에게 선물을 준 것은 아니다. 우리 기업도 미국으로부터 세제혜택 및 부지 확보에서 지원을 받을 것이며, 미국 기업이라는 확실한 판로가 있는 상황에서의 투자이기에 충분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게다가 미국은 5G·6G 네트워크 기술, 바이오 기술, 우주탐사 관련 ‘아르테미스 협정(Artemis Accords)’ 가입, 제3국 원전사업 공동 참여 등에서의 협력 확대를 약속했다.

 

<정상회담 후속 과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공동성명에는 합의 이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용어와 문구가 포함되어 있다. 이 용어와 문구는 우리 정부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와 연결되어 있다.

 

첫째,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성공의 첫 걸음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바이든 정부는 수차례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북한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한미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북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외교)를 강조하고 있으나, 유엔안보리 결의(대북제재) 완전한 이행, 북한 인권개선 협력, 한미일 협력 중요성 등이 강조되었고, 한미연합훈련 재개 가능성도 언급되었다. 북한이 남북·북미 협상에 선뜻 나설 수 없게 만드는 대목이다.

 

 게다가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환상은 없다”며 북한이 비핵화의 진전된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북미 정상회담에 나서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결국 바이든 정부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유인 ‘영변 + α’를 북미관계 개선의 선행조건으로 내세운 것이다. 우리 정부는 모든 외교적 역량을 동원하여 북한과 미국이 만족하는 ‘α’를 이끌어 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둘째, 공동성명에 쿼드, 남중국해 및 대만해협 평화유지의 중요성이 포함되었고,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한반도에 국한하지 않다고 언급하며 전 세계 평화와 안정에 필수적 동맹으로 간주했다. 이는 한미동맹은 포괄적 동맹으로 역할 확대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 판단된다. 전략적 유연성이란 미국의 세계 군사전략에 따라 어느 나라, 어느 곳에 주둔해 있거나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주한미군은 물론 모든 해외 주둔군을 그 사태에 즉시 대처할 수 있는 대응 기동군으로 전환하여 투입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계획하고 있는 '전략적 유연성'의 개념은 미국의 해외 주둔 미군의 재배치 계획(GPR)의 핵심 사안이다. 최초의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합의(2006.1.19)도 부시 정부가 해외주둔미군 재배치를 추진하고 있을 때 이루어졌다. 바이든 정부도 현재 해외주둔미군에 대한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기라 판단된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하는 ‘포괄적 동맹’은 2009년 6월 한미정상회담에서 합의되었다. 당시 양국 정상은 한미동맹의 목표를 ‘한반도, 아·태지역 및 세계의 평화롭고, 안전하며, 번영하는 미래 확보’라고 규정하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미동맹을 ‘포괄적전략동맹’(Comprehensive Strategic Alliance)으로 격상시킨다고 합의했다. 포괄적전략동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한미 간의 공동가치와 상호신뢰에 기반하고 있음을 전제로, 양국의 협력범위를 군사 분야에서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로 확대하고, 동맹의 활동범위를 한반도를 넘어 아·태지역과 전 세계로 확장하는 것이다. 바이든 정부는 한미동맹의 활동범위를 아·태지역에서 인도·태평양지역으로 확대하였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인도태평양전략(QUAD)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경우, 즉 한미동맹이 포괄적전략동맹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강화될 수 있고, 이는 대북억제력 약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끝으로 한중관계가 악화되지 않게 신경을 써야 한다. 물론 원론적인 언급에 그치고는 있으나,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 모습이 공동성명에서 발견된다. ‘중국’이라는 국가 명은 명시하지 않았지만, 미국이 중국을 비판할 때 사용되던 용어와 문구가 공동성명 전반에 걸쳐 발견된다. 예를 들면 민주적 규범, 인권, 법치, QUAD, 남중국해 및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항행의 자유, 국제법 존중, 불공정한 무역관행 등의 용어가 공동성명에서 자주 등장한다. 또한 “한국과 미국은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저해하고, 불안정하게 만들며, 주변국들을 위협하는 모든 행위를 반대하고 포용적이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유지할 것을 약속하였다”는 누가 봐도 중국을 겨냥한 문구이다. 

 

게다가 한국은 북경을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으로서는 매우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물론 과거 사드사태 때와 같은 무역보복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 그 이유는 아직까지 중국은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실행에 있어 ‘약한 고리’라고 생각하는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은 한국을 ‘강한 고리’로 전환시킬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우리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거둔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합의 이행을 위해 모든 외교적·경제적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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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6월02일 16시41분
  • 최종수정 2021년06월03일 10시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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