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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물가 폭등의 원인과 대책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2년09월28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2년09월28일 09시41분

작성자

  • 김동환
  • 농식품신유통연구원 원장/안양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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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최근 소비자 물가 상승과 더불어 주요 농축산물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관리에 비상등이 커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5.7% 상승하고, 농수축산물은 7.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빵, 과자, 라면과 같은 가공식품 가격도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다.

  이처럼 식탁물가가 오르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촉발된 석유가격 상승과 함께 소비자 가계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식탁물가의 급등은 엥겔계수가 높은 서민계층의 살림살이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최근 채소류의 가격이 급등하였다. 이는 재배면적 감소와 태풍 등 기상 악화로 인해 공급 물량이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배추, 무의 경우 태백, 정선 등 고랭지에서 재배면적이 줄고 이상 기후로 단수(단위당 수확량)가 줄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올해는 잦은 비와 태풍 등으로 일조량이 부족하여 무름병, 바이러스 등이 퍼져 농산물 수확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하였다. 배추의 경우 재배면적이 전년 대비 3.4% 감소하고, 단수도 7.3% 감소하였다. 그 결과 2022년 9월 배추 가격은 전년 동기에 비해 83.6% 상승한 상태이다. 무도 마찬가지로 재배면적이 4.3% 감소하고 단수는 무려 17.5%가 감소하였다. 무 가격은 배추보다 더 올라 올해 가격이 작년보다 154.5% 올랐다.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와 빵, 과자와 같은 가공식품 가격이 상승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높아진 국제 곡물가 상승의 원인이 크다. 우리 나라는 사료 및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곡물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국제곡물가격의 상승은 사료와 밀가루 가격에 영향을 주고, 이는 그대로 육류 및 가공식품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2022년 9월 국제 밀과 옥수수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7%, 30.4% 상승하였다.

 

  국제 곡물 및 농산물 가격 상승과 더불어 최근에 급격히 오른 환율도 식탁 물가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달러 대비 원화의 환율이 2022년초 1,198원에서 2022년 9월 25일 현재 1,423원으로 18.8% 상승하였다. 환율 상승은 수입농산물 가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그동안 안정세를 유지하던 수입과일 가격도 상승하게 되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22년 9월 25일 현재 바나나, 망고, 체리의 도매가격은 전월 대비 각각 10.2%, 9%, 1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탁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효과적인 가격안정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농산물 가격의 특성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농산물은 수요의 가격 비탄력성과 공급 불안정성 때문에 가격의 변동성(variability)이 큰 특성을 보이고 있다. 농산물은 기후조건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상 기후가 발생하면 공급이 줄어 가격이 폭등하고 기상조건이 좋아 생산량이 늘면 가격이 폭락하게 된다. 농산물을 포함한 식품은 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재이기 때문에 수요가 가격 변화에 의해 비탄력적으로 변동되며, 이 때문에 물량이 조금만 변해도 가격은 크게 변하게 된다. 공급탄력성이 어느 정도 있는 시설원예의 경우 가격 등락이 단기간에 조정되지만 한 해의 공급량이 수확철에 정해지는 곡물과 노지 채소류는 가격 조정에 시간이 걸리게 된다. 

 

  농산물 가격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상승·하락이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이는 농축산물 공급이 가격 변화에 시차를 두고 반응하여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해에 농산물 가격이 높게 형성되면 그 다음 해에 재배면적이 증가하여 공급이 증가하게 된다. 그러면 가격이 하락하게 되고 이는 다시 그 다음 해 공급을 줄여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이처럼 농산물은 구조상 가격 상승, 하락이 주기적으로 반복하고 있다. 따라서 농축산물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재배면적 및 사육 두수를 안정화시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게 된다. 

 

  정부는 식탁 물가를 잡기 위해 비축분을 방출하거나 가격 할인 쿠폰을 발행하여 가격을 낮추려 하고 있다. 정부가 비축분을 방출하고 소비쿠폰을 발행하여 물가를 잡겠다는 대책은 현실적으로 그 효과가 미진하거나 오히려 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수도 있다. 배추, 무 같은 품목은 장기 저장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수매 비축에 의한 가격조절 효과가 크지 않고 가격상승기에 비축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어 오히려 가격을 상승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단기적인 물가잡기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 추세를 감안한 정책이 필요하다.

 

  대형마트 등을 통해 지원되는 할인 쿠폰도 소비를 촉진시켜 가격을 상승시킬 수도 있는 부작용이 있고, 가격 할인의 효과를 마트를 이용하는 중산층 이상 소비자들이 주로 누리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농축산물 할인쿠폰은 물가상승에 의해 크게 타격을 받는 저소득층에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는 각종 통계 및 농경연의 관측 정보를 바탕으로 주요 농산물의 수급관리를 하고 있다. 농산물 관련한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통계청에서 생산하고 있으나 통계청 자료는 자료제공 주기가 1년이고 5년 단위로 샘플이 재 설계되기 때문에 정보의 시의성이 부족한 문제점이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서 제공하는 관측 정보는 제한적인 샘플 조사를 통해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하기 때문에 데이터의 신속성은 높으나 신뢰성이 낮은 문제점이 있다. 

 

  이 때문에 주요 농산물의 수급관리를 위해서는 기존 통계 및 관측 데이터 이외에 광범위한 소스의 데이터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농식품부가 보유하고 있는 농업경영체 데이터베이스, 산지유통조직의 생산유통정보, 소비지 유통업체의 POS 데이터, 인터넷 상의 비정형 데이터 등 각종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생산, 유통 및 수요 변화에 대해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예측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더욱이 산지에서의 기초 정보 수집 활동이 강화되어야 한다. 농협·농업법인 등 산지유통조직에 품목별 작부면적, 작황 등을 조사·파악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을 보급하여 산지의 생산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야 한다. 

 

  앞으로 정부는 단기적인 농산물 물가 대책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기후 위기 등 농축산물 공급여건 악화에 대비한 공급 안정화 대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후 온난화에 따라 농산물 공급이 30% 정도 감소하고 앞으로 가뭄, 홍수, 태풍과 같은 이상 기후 발생이 증가하여 농산물 공급이 불안해 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산물 공급을 안정화 시키기 위해서는 농가의 경영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나라에서 농산물 가격변동의 주요 원인은 재배면적 변동이다. 이상 기후와 같은 기상 조건을 우리가 사전적으로 통제하기 어렵고 정부는 정책을 통해 재배면적을 안정화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재배면적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가격안정제와 같은 농가 경영안정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가격안정제”는 생산약정 농가에 대해 출하지시 이행, 사전면적 조절의무 등 강화된 수급조절 기능을 부여하고, 평년 가격의 80%를 보장하는 제도이다. 현재 사업대상 품목 물량의 17%에만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데 시행 면적을 확대하고, 품목도 주요 채소류에서 과채류, 과일, 곡물 등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재 물가 대책의 기준가격으로 도매시장 가격을 사용하고 있으나 유통구조의 다원화, 외식 및 가공 수요의 증가로 대표성이 저하되고 있어 타 유통경로 가격을 포함한 농축산물 대표가격 지수의 개발이 필요하다. 현재도 돼지고기, 마늘 같은 품목은 도매시장 경유율이 낮아 가격의 대표성에 의문이 있으며 다른 품목들도 도매시장 경유율이 저하되고 있다. 따라서 도매시장, 전통시장, 대형유통업체, 온라인소매업체 등의 가격을 포함한 복합가격 지수의 개발이 필요하다. 

 

  정부의 농산물 수급관리는 도매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있으나 도매시장 가격은 경매를 통해 결정되고 있어 변동성이 큰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경매는 거래내역이 공개되고 투명성이 높은 장점이 있으나 수급이 불안정한 경우에는 가격 변동성이 큰 측면이 있다. 도매시장 경락가격의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해 가격 급등락에 대응한 경매 제한 장치 등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주식시장의 서킷브레이커, VI(정적변동성완화장치, Volatility Interruption) 등과 같이 가격급등락시 거래를 정지하는 제도를 농산물 도매시장에 도압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경매제 이외에 정가·수의매매 및 예약거래 등을 활성화하여 도매시장 가격을 안정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상으로 식탁물가의 급등 원인과 대책을 살펴보았다. 앞으로 이상 기후가 잦아지면서 농축산물의 공급이 불안정하게 되어 가격 급등락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 정부가 기후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대비하기는 어렵지만 재배면적 변화를 안정화시켜 가격변동의 폭을 완화시킬 수는 있다. 정부는 효과적인 수급관리 대책을 추진함과 더불어 농가들의 경영 위험을 완화시킴으로써 재배면적의 변동성을 감소시키고 가격을 안정화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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