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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shington Watch] 트럼프, 2024년 대선 출마 시사, ‘3대 의혹’ 사법 조사에 직면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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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8월15일 10시00분
  • 최종수정 2022년08월15일 14시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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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Donald Trump) 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 다시 출마하겠다는 의향을 강력히 시사하고 나서자,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이 취임한지 이제 겨우 1년 반 정도 지난 현 시점에서 미국 정가에는 일찌감치 차기 대선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지난 1월, 재선 출마를 선언했다. 큰 이변이 없다면 민주당에선 바이든 후보가 나서게 될 것으로 보이나, 당 내부에는 ‘비(非)바이든’ 정서도 일어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로 최종적으로 지명되는 경우에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차기 대통령을 두고 두 번째 양자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씨고 제기된 각종 의혹들에 대한 의회, 법무부(검찰 포함) 및 연방수사국(FBI)의 사법 조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어서 일련의 조사 결과, 어떤 중대한 사실이 드러날지에도 큰 관심이 쏠린다. 게다가, 최근 FBI가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소재한 트럼프 저택 ‘Mar-a-Lago’에 대해 전격 압수 수색을 실시해서 다수의 최고기밀(Top Secret) 문건을 압수해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아래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기 대선 출마와 관련한 주요 움직임들을 살펴본다.           


■ “트럼프, 퇴임 후 처음 워싱턴으로 귀환, ‘정권을 탈환할 것’ 공언”  

 

지난 7월 26일,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는 두 명의 공화당 주요 인사가 각각 다른 장소에서 정치 연설을 해서 주목을 받았다.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을 촉발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이에 동조하기를 거부했던 펜스(Mike Pence) 당시 부통령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1월, 전례를 무시하고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하고 플로리다로 떠난 뒤 처음으로 워싱턴을 방문, 트럼프 정권 시절 관리들이 결성한 정치 단체 ‘AFPI’가 주최한 집회에서 50여분 간 연설했다. 그는 미국이 처한 현재의 난맥상을 바로 세우려면 다음 대선에서 꼭 승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펜스 전​ 부통령은 다른 모임에서 연설하고 “일부 인사들은 과거에 초점을 맞춰서 주장하는 모양이나, 선거는 장래를 보고 투표하는 것이고 보수주의자들은 미국을 되찾기 위해 미래에 초점을 맞춰 선거에 임해야 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펜스’ 정권의 업적을 강조할 때만 ‘트럼프’라는 이름을 거명했다. 아울러, 트럼프와의 관계에 대해 “트럼프와 의견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나, 각자 초점을 맞추는 대상이 다를지도 모른다” 고 말했다. 이는 2020년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입장 차이를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Politico)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4년 차기 대선에 대한 자신의 대응 방침을 말하면서 “다시 한번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이라고 언급, 다음 대선에 출마할 의향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에 앞서, 14일 공개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2024년 대선에 후보로 나설 것에 전향적인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그는 바이든 정권에 대해 ‘이미 법은 존중되지 않고, 국경도 지켜지지 않아 이 나라는 지금 범죄 소굴이 되고 있다’고 험악하게 비판했다. 그는 ‘공화당이 11월 중간선거에서 상 · 하 양원에서 다수당의 지위를 탈환하고, 이어서 2024년 대선에서도 공화당 후보가 승리해야 할 것’ 이라고 역설했다. 

 

■ “트럼프의 3대 의혹; 기밀문서 반출, ‘Jan. 6 습격’ 선동, 기업 탈세”  


지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법 처리 위기에 직면해 있는 중대 의혹은 모두 3 건이다. 첫째; 이번에 자택에 대한 압수 수색에서 드러난 최고기밀문서 반출 의혹, 둘째; 지난 2021년 1월 6일, 당시 펜스(Pence) 부통령 주재로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되고 있던 연방 의사당을 습격해서 점거하고 의사 진행을 방해한 무장 지지자들을 선동 내지 이에 관여한 혐의, 셋째; 자신 소유의 ‘Trump Organization’ 경영과 관련, 탈세 및 부정 대출을 받기 위한 자산 평가 조작 등 회계 부정 의혹이다.

  

지난 8일, FBI가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에 소재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Mar-a-Lago’ 리조트를 전격 압수 수색하자 미 언론들은 이 충격적인 뉴스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FBI가 지극히 이례적으로 전직 대통령이 살고 있는 거소를 강제 수색에 나선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1년 1월 퇴임과 함께 백악관을 떠나면서 다량의 ‘최고기밀(Top Secret)’ 문서들을 가지고 나왔다는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런 미국 역사상 유례없는 전직 대통령 자택을 압수 수색한 것은 국립공문서기록관리국이 법무부에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진다. 이 기구는 이미 15 상자 분량의 기밀 문서들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이번 압수 수색은 FBI 및 법무부가 사전에 다각도로 엄밀하게 검증한 뒤에 실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향후 어쩌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기록물법’ 위반으로 기소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공개된 법원의 관련 문서에 따르면, FBI는 지난 8일 실시한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수색에서 11건의 최고기밀(Top Secret) 문서들을 압수했다고 알려진다. 그 외에도 최고기밀일 뿐 아니라 ‘공개되면 국가 이익에 지극히 중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민감한 정보(sensitive compartmented information)’ 등급으로 분류된 다수의 서류들도 함께 압수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국가 기밀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것이 될 수 있고 ‘간첩법’을 위반했을 가능성도 있어 FBI는 신중하게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 사안은 여태까지 알려졌던 혐의들과는 다른 중대 사안이 하나 더 추가되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최고기밀 문서 압수 사건으로, 트럼프의 법률적 방어 노력에도 불구히고, 그의 대선 재출마 의욕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고 평했다. 

 

또 다른 중대 의혹 사안은, 2021년 1월 6일 벌어진 트럼프 지지자들에 의한 의사당 점거 및 의사 진행 방해 사건과 관련된 의혹으로, 지금 하원 『Jan. 6 특별위원회』가 이들의 폭력 점거 및 의회 의사 진행 방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관여 혹은 선동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트럼프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 패배한 ‘2020 대선’ 결과를 지금까지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디어들은 현재 미 법무부는 트럼프가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획책했던 언동에 대해 수사 중이고, 혹시 트럼프전​ 대통령 본인이 이 혐의와 관련해서 수사 대상이 될 것인 지 여부를 관심있게 보도하고 있다. 

 

『Jan. 6 특별위원회』는 6월~7월 동안, 주로 메도우(Meadow) 전​ 백악관 비서실장 측근 인사들을 상대로 청문회를 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사당을 습격했던 극렬 지지자들이 ‘무기를 소지했어도 상관하지 않는다, 그들은 나를 해치지 않을 것’ 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을 밝혀냈다. 하원 『Jan. 6 특별위원회』는 형사 소추 권한은 없다. 그러나, 갤런드(Merrick Garland) 법무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합법적 정권에 권한을 이양하는 것을 방해한 행위에 관여한 인물은 누구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을 방침” 이라고 언명해, 향후 트럼프를 사법 절차에 따라 책임을 추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세번째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면한 중대 의혹은 트럼프 일가가 운영 중인 기업 그룹 ‘Trump Organization’의 탈세 및 불법 재무 조작 행위에 관한 의혹이다. 이는 소득세 탈세를 위해 비용 지출을 과다 계상해서 소득 금액을 축소 신고하거나, 은행 대출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부동산 등 자산 평가 및 재무 상태를 과다 계상하는 등의 회계 부정 조작과 관련된 사안이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 뉴욕주 맨하탄 지구 검찰은 이미 트럼프의 가까운 측근인 Trump Organization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기소한 상태다. 따라서, 앞으로 진행되는 탈세 등의 용의점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트럼프가 관여한 사실이 판명되는 경우에는 트럼프 본인이 기소되는 사태로 발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뉴욕주 관할 연방 검찰에서 실시된 ‘선서 후’ 행한 증언에서 시종일관 ‘모른다’는 대답을 반복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 외에도, 미 하원 세입(歲入)위원회는 지난 2019년(트럼프 대통령 재임 중)에 연방항소(抗訴)법원에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들이 납세 기록을 공개해 온 관습을 어기고 납세 기록을 공표하지 않았던 것과 관련해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게 납세 자료를 의회에 제출할 것을 판결해 주도록 제소한 바 있다. 동 법원은 지난 9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납세 자료를 의회에 제시하도록 판결했다. 이에 따라, 하원 세입위원회는 탈세 등의 불법, 부당한 거래가 있었는지에 대한 조사를 가속할 방침이다.     


■ “초조해진 트럼프, 서둘러 2024 대선 출마 ‘공식 선언’에 나설까?” 


이렇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루된 각종 의혹에 대해 미 의회, 법무부, FBI 등이 전방위적 조사 및 수사에 나선 가운데, 트럼프가 조만간 2024년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도 확산하고 있다. 최근 대선 패배 이후 처음으로 워싱턴을 찾아 친(親)트럼프 단체가 주최한 집회에서 바이든 정권을 격렬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한 것도 이런 대선 출마를 공식 발표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보인다. 그는 이 연설에서 “다시 한번 (대통령을) 하지 않으면 안 될지도 모른다” 고 말했던 것이다. 

 

따라서, 여론 조사에서 여전히 공화당 차기 대통령 후보로 선두를 달리는 트럼프는 왜 아직 2년이나 남아있는 현 시점에서 움직이려고 하는 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런 조급함의 배경에는 보수층에서 지지율이 급등하고 있는 데산티스(Ron DeSantis) 현 플로리다 주지사의 존재가 있다는 관측이다. NYT 등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차기 대통령 접합도에서 선두가 트럼프(49%), 데산티스 주지사가 2위(25%), 크루스 상원의원이 3위(7%)를 차지했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 및 트럼프 주변에서는 공식 출마 선언은 11월 중간선거 이후가 적절하다는 의견이 많다. 공연히 비판적 유권자들의 반발을 사서 공화당이 유리한 선거전에 찬물을 끼얹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중간선거 이후라고 해도, 트럼프 전​대통령이 2024년 대선을 2년이나 앞둔 시점에서 출마 선언을 하려는 것은 급부상하는 데산티스 주지사에 대한 경계심이 작용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데산티스 주지사에 대한 기대감은 자금력에서도 나타난다. 2022년 상반기 정치 자금 모금액은 데산티스 주지사가 4,500만달러, 트럼프가 3,6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1년 하반기 모금액보다 30% 가량 줄어든 금액이다. 

데산티스 현 플로리다주 주지사는 검사 및 하원의원을 거쳐 2018년에 주지사에 처음 당선했다. 분방한 언행으로 ‘미니 트럼프’ 라고도 불린다. 현재는 대선 관련 질문에 선을 넘는 발언은 삼가고 있으나, 트럼프 지지 여부에 대해선 명확히 말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도 이제 76세 고령이다. 트럼프는 지난 대선 기간 중 바이든 당시 후보의 나이를 집요하게 공격했다. 2024년이면 본인도 바이든 후보의 당시 나이를 넘어선다. 기업가 머스크(Musk)는 “트럼프가 당선되도 임기 종료 시 82세가 된다” 며 “현재 43세인 데산티스 주지사가 나서면 현재 79세인 바이든 대통령에 가볍게 이길 것” 이라고 호언한다. 미국 젊은 층에 ‘트럼프 알레르기’ 성향이 강한 것도 걸림돌이다. 

 

■ “의사당 습격 사건으로 트럼프를 단죄하는 데는 어려운 과제 산적”


지금 미 의회, 법무부(검찰)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규명하고 궁극적으로는 그를 기소하는 것을 겨냥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으로 『Jan. 6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체니(Liz Cheney) 의원은 ‘트럼프를 대통령 집무실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제일 목표로 삼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체니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에 그에 대한 탄핵 소추 결의에 찬성해서, 공화당 서열 3위 직책을 해임당한 경력이 있다. 그러나, 영국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하원 『Jan. 6 특별위원회』가 이들 의혹들과 관련해서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하고 단죄(斷罪)하기까지는 대단히 어려운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변호사 출신인 체니 의원은 트럼프의 선동 행위를 7단계로 진행한 교묘한 책략이었다고 보고, 이를 단계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우선 대선 승리자는 자신이라는 거짓말을 퍼트리기 시작해서 마지막으로는 ‘MAGA’ 극렬 지지자들을 소집해서 의사당으로 행진하도록 선동하고, 당시 백악관 일부 보좌진들의 절박한 건의를 무시하고 이들의 의사당 폭력 점거를 저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실제로 청문회에서는 전직 백악관 보좌진들이 이런 상황을 증언해서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Jan. 6 특별위원회』는 미국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의사당 습격 및 의사 진행 방해 사건과 관련해서, 청문회 등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정 의혹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고, 법무부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동 위원회에서 증언한 전​ 백악관 법률보좌관은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백악관 앞에서 지지자들에 연설한 뒤 이들과 함께 의사당을 방문, 바이든 후보 당선을 반대할 극비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회에 모인 극렬 지지자들이 무장하고 있는 것을 알면서 의회에 대한 항의 활동을 촉구했다고 주장했다. 연방법에는 폭동의 계획, 추진, 장려, 참가, 실행을 금지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조항이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트럼프의 폭력 선동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보다 직접적인’ 지시가 있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지금까지 『Jan. 6 특별위원회』가 밝혀낸 자료, 증언 등에서 드러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에서 시사한 정도의 언동으로는 법무부가 기소한다고 해도 유죄 판결을 받아내기는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있다. 따라서, 미 법무부가 지금까지 밝혀진 정도의 증거 사실만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하는 결단을 내리기에는 높은 장애물들이 존재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의 갈란드 법무장관은 ‘1월 6일 의사당 습격 사건’으로 이미 수백명을 기소했으나, 이와 관련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죄를 묻는 것은 별개 문제라며 적극적인 의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갈란드 장관은 트럼프 정권의 바(William Barr) 전​ 법무장관이 법무부(사법 절차)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도록 허용해서 신뢰가 떨어졌다고 믿고 있어, 이를 회복할 것을 가장 우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을 기소하면 또 다시 정치적 이용이라는 비판이 일어날 것이 분명하고, 정부 기구의 신뢰 회복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더해, 공화당 지지자들 대부분은 아직도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에 이론(異論)을 제기하는 공화당 의원은 거의 없다. 트럼프가 2024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선출될 확율도 높다. 그만큼 법무부의 사법 판단은 대단히 중요하고 그래서 갈란드 장관은 더욱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 “민주당에 ‘비(非)바이든’, 공화당에 ‘반(反)트럼프’ 기류 형성 기미”  


바이든(Biden) 대통령은 2021년 1월 대통령 취임 당시에 미국 역사상 최고령인 78세였고, 첫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는 82세가 된다. 만일, 2024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2차 임기가 끝나는 해에는 86세가 된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 본인은 이미 2024년 대선에 재선 출마를 공언했으나, 대통령 취임 이후 국정 지지도는 계속 하락하고 있고, 본인의 가장 취약점인 고령이라는 조건도 커다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민주당은 『Jan.6 특별위원회』를 통해 지난 2021년 1월 6일 의사당 점거 및 의사 진행 방해 사건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임 추궁을 위해 총공세를 가하고 있다. 톰슨(Bennie Thompson) 위원장은 지난 9일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음모의 중심에 도널드 트럼프가 있다. 쿠데타 미수다” 고 명언했다.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극렬 지지자들을 선동해 의사당을 습격 점거하게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단죄하고, 11월 중간선거와 2024년 대선에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노림수가 숨어있다. 

 

그런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인 점을 우려해서 재선 불출마를 거론하는 ‘비(非)바이든’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주로 진보 성향 인사들을 중심으로, 바이든 이외의 후보를 물색해야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이다. 이미 취임 당시 최고령 대통령 기록을 세운 바이든 대통령은 만일 재선에 성공한다 해도 2차 임기를 마치는 시점에서는 80대 후반이 된다. 이에 더해, 바이든 재선 출마에 불안을 느끼는 배경은 바로 현재 미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고(高)인플레이션이 수속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 있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월에 비해 다소 하락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기록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발표되는 바이든 정권 업무 수행 지지율은 여전히 40% 전후 수준에 머물러 있다. 민주당 지지자들 중에서도 초기에 90%에 달하던 지지율이 최근에는 80% 전후로 떨어졌다. 

 

이처럼 미국 전역에서 천전부지로 치솟고 있는 기록적인 물가 앙등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2020년에 갤런당 2달러이던 가솔린 가격이 이제 5달러를 넘어섰다. 2년 전 바이든을 찍었던 유권자들은 인물보다는 능력을 보고 선택했어야 했다고 후회하는 풍조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11월 치러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열세가 점쳐지고 있다. 만일, 상 · 하 양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빼앗기게 되면 바이든 정권은 더욱 곤경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바이든 대통령의 곤경을 트럼프 전​대통령은 간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서 소개한 최근의 워싱턴 연설에서 ‘미국의 석유, 가스 생산을 최대한으로 늘려서 가솔린 가격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끌어내릴 것’ 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지금 의사당 습격 사건에 관여했다는 의혹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아래로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모여들고 있다. 11월 중간선거 예비 선거에서 트럼프가 미는 후보들이 속속 승리하고, 트럼프 탄핵에 찬성했던 공화당 의원 10명 중 5명이 예비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 최근 CNN 방송이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자들 가운데 75%가 바이든 대통령의 재출마를 원하지 않는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 가운데 55%만이 트럼프 전​대통령의 2024년 대선 재출마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 “트럼프 기소 여부에 ‘햄릿의 고민’ 같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  


이렇게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열세가 뚜렷해지는 것만이 민주당 내에 ‘비(非)바이든’ 움직임이 꿈틀대는 유일한 요인은 아니다. 이에 더해, 혹시 현재 76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민주당 진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출마하지 않고, 정치 자금을 모아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이 목적이라는 견해도 많다. 이렇게 되면, 바이든 대통령도 굳이 재선에 출마할 명분이 약해진다. 그럴 경우, 가령 ‘리틀 트럼프’로 불리는 데산티스 주지사에 대항할 민주당 후보는 과연 누가 될 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현재는 해리스(Kamala Harris) 부통령, 부티지지(Peter Buttigieg) 교통장관 등이 거론되는 정도이나, 앞으로 대선 분위기가 본격 형성되면 다른 경쟁자들의  부상도 예상된다.     

 

흥미로운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에 재출마하면 자신도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를 향해 고령이라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던 그 나이를 넘어서게 된다.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이나, 트럼프전​ 대통령이나, 설령 내심으로 재출마가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고 해도 그런 속내를 내비치는 순간에 정치적 영향력은 사라지고 말 형편이라는 점은 공통이다. 바꾸어 말하면, 현 시점에서 거듭해서 재출마 의지를 말한다고 해도 큰 의미는 없는 것이다. 미국 사회에 당분간 ‘反트럼프,비(非)바이든’ 목소리가 커질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과연 2024년 대선은 양당의 신예 정치인들의 각축장이 될 것인지가 큰 관심 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가는 상황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The Financial Times)는 최근 기사에서 갈란드 법무장관은 이런 미묘한 상황에서 ‘햄릿과 같은’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비유한 적이 있다. 즉, ‘Jan. 6 의사당 습격 사건’을 선동했다는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해야 한다는 압력이 점증하고 있으나, 현 상황에서 그를 기소하는 경우에는 극심한 국민 분열을 불러올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럼에도, 좀처럼 내심을 드러내지 않는 성격의 갈란드 법무장관이 최근 ‘법무부가 트럼프 전​대통령을 수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그는 “이 나라에 법 위에 있는 자는 없다는 것만은 분명히 한다” 고 말했던 것이다. 갈란드 장관의 고뇌의 입장을 보여주는 발언이다. 

 

미국 역사상 대통령이 현직, 전직을 불문하고 연방 범죄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적은 없다. 따라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도 없다. 1974년 ‘워터게이트(Watergate)’ 사건으로 당시 닉슨(Richard Nixon) 대통령이 탄핵되기 직전에 사임했으나, 후임인 포드(Gerald Ford) 대통령이 사면해서 기소를 면했다. 그러나, 차기 대통령에 출마할 자격이 있고 출마할 의향을 보이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닉슨 대통령과는 처하고 있는 입장이 전혀 다르다. 그는 공공연히 ‘차기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사람을 피고인석에 세우는 것은 전대미문’ 이라고 강변한다. 그는, 최근 상당히 약화됐으나, 여전히 공화당 내부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극렬 지지층도 수백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대부분 무장을 하고 있어, 자칫하면 내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할 것인가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는 그를 기소하는 것이 미국 사회의 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트럼프전​ 대통령이 재임 중에 지지자들을 소집해서 의사당 난입을 선동한 것은 1814년 미국과 영국이 전쟁을 벌이던 와중에 백악관 등에 불을 지른 사태 이후 최악의 폭력을 저지른 것임에 틀림이 없다. 미국 헌법에 반하는 사태를 기도한 것이다. 법률 상 국가 반역죄를 범한 경우에는 최고형이 사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저지른 일련의 행위들은 죄상(罪狀)이 지극히 심각해서, 만일 기소가 되기만 하면 비록 사형까지는 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높은 것이다. 

 

결국, 갈란드 법무장관은 법률적 판단과 함께 정치적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트럼프 전직 대통령을 기소하는 것이 미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요인이 될 것이다. 따라서, 최종 결정에는 상사인 대통령의 허가가 필요할 수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트럼프를 기소하는 경우,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이대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도 더욱 위험하다. 갈란드 장관과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 ‘햄릿과 같은’ 고민이 깊어가고 있음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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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8월15일 10시00분
  • 최종수정 2022년08월15일 14시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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