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김상국 교수의 생활과 경제 이야기 <21> 인류를 위대하게 만드는 집단학습과 집단지성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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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9월24일 07시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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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이 천이면 봉이 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뜻은 사람 천명이 모이면 그 안에는 분명히 봉황과 같은 뛰어난 인물이 있다는 말일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나는 조금 더 다른 해석을 하고 싶다. 즉 ‘보통 사람 천명이 모여 지식을 합(合)하면 봉황과 같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인간의 발전 역사를 잠깐 살펴보자. 인류학자들의 말을 빌리면 현생 인류는 아프리카 동부지방에서 약 50만년전에 태어났다고 한다. 인류 탄생의 기원을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300만년 전 까지도 올라가지만, 그래도 현생인류와 비슷한 종의 탄생으로 따지면 50만년 전이라고 하니 여기서는 그대로 따르기로 하자.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인류 화석은 ‘루시’라는 약 20만년 전 화석이다. 그 화석을 들여다보면 어찌 저런 종이 살아남았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키도 1미터를 조금 넘고, 날카로운 이빨도 강인한 발톱도 없으며, 구부정한 허리에 힘도 별로 없는 정말 미약한 존재다. 사자나 호랑이의 입장에서 볼 때 잡아먹기 위해 힘들여 싸울 필요도 없는 존재다. 불쌍하다. 참으로 불쌍하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맹수들 입장에서 한줌도 안 되는 이런 불쌍한 존재가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세상을 지배하는 존재가 되었다.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이런 불쌍한 존재가 살아남았을까? 아니 어떻게 하여 살아남는 정도가 아니라 다른 모든 동물들을 지배하는 최상위 집단의 존재가 되었을까?  

 

별 볼일 없는 엉성한 유인원 천명 중 뛰어난 존재가 있어 이 세상을 지배하는 존재가 되었을까?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바로 여기에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집단학습』과 『집단 지성』(Collective learning, Collective intelligence)이다. 

 

단어만 보면 무척 멋있게 보인다. 그러나 어려운 얘기가 전혀 아니다. 닭이 천이면 그 안에 봉이 있는 것이 아니라, 천명의 사람이 모여 서로 의사소통을 하면 봉황과 같은 멋진 지식이 생긴다는 것이다.

우리 하나하나는, 유인원 하나하나는 그리 대단한 존재가 아니다. 가지고 있는 지식도 대단하지 않고, 개인이 경험하는 내용도 명백한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 별 볼일 없는 미약한 존재들이 『모여서』 『함께』 의논하면 너무 놀라운 결과를 창출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집단학습이란 바로 이처럼 모여서, 부족한 자기의 지식을 함께 나눔으로서 『나의 지식을 우리의 지식으로』 만듦으로써 생존이 아니라 지구 최고의 지배자가 된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집단학습』, 『집단지성』 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눈앞의 사자로부터 나는 “이렇게 겨우겨우 피했다.”는 경험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어 다음 사람은 당황하지 않고 사자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지식들이 여러 세대에 걸쳐 쌓여 우리 인류라는 종의 집단지성이 됨으로써 사자는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인류종이 사냥하는 대상이 된 것이다. 

 

바로 이런 집단학습과 집단지성이 보잘 것 없는 인류가 모든 세계를 지배하게 된 근본 원인인 것이다. 얼마나 위대한 발견(發見)인가? 얼마나 위대한 발전(發展)인가? 포식자와 피식자의 전도무상은 바로 이런 “함께 모여 의논 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사실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럼 과거의 얘기를 현재의 얘기로 바꿔보자. 누구나 현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빠르고 다양한 변화’라고 한다. 매 2년 마다 또는 매 1.5년 마다 인류가 생산해 내는 지식은 그 전 모든 지식의 두배가 된다고 한다. 현기증이 나는 속도다. 그러나 이것이 현실이다. 여기서 우리는 살아남아야 하고 나의 자식들은 이 보다 더 빠른 변화 속에서 살아야 한다. 아니 살아남아야 한다. 어떻게 하여야 할까?

 

그 해답은 바로 집단학습과 집단지성이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도저히 대항할 수 없는 사자, 호랑이, 곰들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서로서로를 가르치고 배움으로서 살아남았듯이 이제 우리는 전 세계의 국가들과 경쟁하며 우리 자손들은 살아남아야 한다. 이것은 명백한 현실이다. 

 

이번 우크라이나전쟁은 이런 사실을 확실하게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 우리 인류가 이제는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영토 확장주의』가 푸틴에 의해 되살아났다. 그리고 중국의 시진핑에 의해 대만, 티베트, 위구르 분쟁이 생기게 되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와 대만문제가 ‘먼 산의 불’로 생각하는듯하다. 아니다 절대 아니다. 극히 최근 휘발유 값이 갑자기 1,200원대에서 2,100원까지 폭등했다. 2% 대 이자가 5,6%대로 올라갔다. 이에 덩달아 짜장면 값, 아이스크림 값, 배추 값이 턱없이 올라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작년 12월에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의 휘발유 값이, 은행이자가 또 배추 값이 이렇게 오르리라고 생각했을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 왜 이렇게 되었을까를 한번 풀어 보겠다. 그 이유는 이제 전 세계가 하나로 묶여있기 때문이다. 즉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곡물 수출이 어려워지고 소련이 갑작스레 에너지 수출을 막아 버리자 공급량이 줄어 들어 곡물과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였다. 그러다 보니 생산원가가 올라 물건 값이 오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세계 경제의 25%를 차지하는 미국이 자국의 물가를 잡기 위해 이자를 올리니까 다른 나라들도 덩달아 이자가 오르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물가는 다시 한번 더 오르게 되었다. 더욱이 이자가 오르니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 집을 산 사람들이 그 원리금을 갚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집을 급매로 내놓다 보니 천정부지로 올랐던 아파트 값이 갑자기 수억 또는 반값 가까이 떨어지게 된 것이다. 이것이 지금 물건 값이 오르고, 이자가 오르며, 집값이 떨어지는 이유다. 

 

조금 긴 설명을 하였지만 이런 설명을 들으면 왜 물가나 집값이 갑자기 오르고 내리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곧 끝나지 않을 것이다. 만약 푸틴이 갑자기 물러난다면 그럴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전쟁은 최소한 내년 하반기 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 많은 사람들의 바람과는 다를지 모르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두가지 때문이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푸틴 개인의 욕심으로 벌어진 전쟁이다. 독재자들에게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자기가 저지른 일로 국민이 고통을 받는 것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자기의 권력유지가 중요할 뿐이다. 이것은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지금의 중국과 북한을 봐도 마찬가지다. 푸틴은 끝까지 갈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안 될 때까지 갈 것이다. 바로 이것이 러시아의 입장에서 전쟁이 빨리 끝날 수 없는 이유다.

 

두번째는 미국과 서방세계의 전략 때문이다. 미국은 그리고 서방은 이번 기회에 러시아의 위상을 완전히 꺾어버려야 할 강력한 필요성이 있다. 왜냐하면 영토 확장이라는 구세대적 푸틴의 발상이 허락되면, 다음은 당연히 러시아의 인접국가인 폴란드, 노르웨이, 핀란드, 헝가리 등으로 확산될 것이다. 이것은 지속적인 전쟁의 연속을 의미한다. 그러나 더 본질적인 이유는 중국 때문이다. 중국은 역사적으로 끊임없는 영토 확장의 의지가 너무 강했고, 특히 불안한 권력기반을 공고히 하고 싶은 시진핑은 너무 노골적으로 팽창주의를 부르짖었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일부라도 할양되면 중국은 대만, 북한 그리고 남지나해의 국가들 특히 남태평양을 지배하려고 할 것이다. 그럼 우리나라와 일본은 모든 수출, 수입의 항로가 엄청난 제약을 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와 일본이 받는 피해는 거의 1997년 IMF경제위기와 비슷할 수도 있다. 이것은 미국에게도 치명적이다. 게다가 중국은 2번 항공모함의 진수를 끝내자마자 3번, 4번, 5번함의 건조계획을 발표하였다. 화들짝 놀랄 일이다.

 

그래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그런 엄청난 양(量)의 무기를 제공하고, 낸시 팰로시는 대만을 방문했으며 최근 3개월간 서방 중요인사들이 줄을 이어 대만을 방문하여 중국의 대만침공 의지를 사전에 막으려는 선전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서방인사들의 대만방문은 지난 10년 동안의 방문보다 더 많다.

 

또한 미국은 중국을 싸우지 않고 이기기 위해 전쟁이 아니라 중국을 말려 죽이는 전략 즉 『고사(枯死)전략』을 펴고 있다. 군사적으로 오커스, 쿼드전략으로 중국을 포위 밀폐하고, 높은 수입관세와 각종 무역제재로 돈줄인 수출을 막으며,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등을 못하게 함으로써 중국이 고부가가치 상품을 처음부터 못 만들게 하는 것이다. 

 

그러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대만의 반도체 공장, 우리나라 삼성 그리고 현대자동차. LG 배터리 공장 등을 미국으로 이전하도록 엄청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약속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세상은 하나로 엮여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우크라이나전쟁이 이렇게나 엄청나게 우리생활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그럼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거기에는 단 하나의 명백한 답이 있다. 우리가 우리 주위의 경쟁자보다 『더 잘하는 것』이다. 일본보다 중국보다 미국보다 더 잘하는 것이다. 이 말을 다른 말로 고치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그럼 그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우리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맡고 있는 생업을 더 잘하는 것”이다. 너무 평범할지 모르지만 이것이 정답이다. 더 잘 만들려고 더 성실하게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그것이 바로 『집단학습』과 『집단 지성』이다. 더 쉽게 말하면 『함께 모여』 『함께 생각』하고 만들어진 더 좋은 생각을 『함께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나의 글은 이런 목적을 위해 쓴 글이다. 부족한 나이지만 『함께』 생각해 보자는 뜻으로 쓴 글들이다. 

 

내가 잘 나서 쓴 글이 아니라, 내가 이렇게 운을 떼면 수많은 사람들이 참가하여 집단학습과 집단지성이 발동할 것을 기대하며 쓴 글이다. 이렇게 되면 어느 우수한 개인이나 기업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 『대한민국』이 봉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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